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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란 무엇인가 –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를 지나 오늘까지

by BLACK MARKER 2025.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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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란 무엇인가 – 애덤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를 지나 오늘까지

우리는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금융을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은행에 예금을 하고, 뉴스 속 금리 발표에 반응하며, 주식이나 펀드 같은 금융 상품을 사고팝니다.
그런데 이러한 행위의 바탕이 되는 금융 시스템은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하고 명확할까요?

금융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보통 ‘돈’, ‘시장’, ‘수익률’ 같은 실용적인 언어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금융은 심리, 권력, 신뢰, 상징, 환상으로 엮인 복합적인 구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애덤 스미스, 카를 마르크스, 존 메이너드 케인스,
그리고 오늘날 지식 생산 시스템까지, 다양한 시선 속에서 금융이란 무엇인가를 탐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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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담 스미스 – 금융은 신뢰로 작동하는 사회적 시스템

1-1. 신뢰를 기반으로 한 금융의 작동

아담 스미스는 금융 시스템의 핵심을 ‘사회적 신뢰’라고 보았습니다.
18세기 암스테르담을 예로 들며,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은행 시스템이 유지되었던 이유는
국민들이 ‘은행 안에 금과 은이 진짜로 존재한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라 말합니다.

“금화와 은화가 실제로 은행 금고에 있다는 믿음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 믿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기반이지만, 그것이 무너지면 전체 금융이 흔들립니다.
은행은 제도적으로 보호받지만, 그보다 먼저 신뢰를 먹고사는 구조라는 것이 스미스의 통찰입니다.

1-2. 금융은 제도가 아닌 ‘집단적 믿음’

스미스에 따르면, 금융은 법과 정책 이전에 사회적 질서입니다.
사람들이 화폐의 가치를 믿고, 은행에 예금하며, 이자라는 개념에 동의하기 때문에
이 복잡한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는 것입니다.

신뢰가 사라지면, 숫자로 쌓인 자산도 사라질 수 있습니다.

2. 마르크스 – 금융은 환상의 구조 위에 세워져 있다

2-1. 종이 위의 세계

마르크스는 금융을 ‘환상과 기호의 세계’라고 비판합니다.
그는 자본주의가 실제 노동이나 생산과 무관한,
신용, 지폐, 증권 같은 기호들로 현실을 덮어버린다고 봤습니다.

“보이는 것은 금괴의 은유, 두려움, 지폐, 증권뿐이다.”

금과 은이 사라진 자리에는 종이와 숫자, 그리고 그에 대한 신념만이 남았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현실로 받아들이지만, 사실상 환상 위의 시스템이라는 게 마르크스의 경고입니다.

2-2. 금융 시스템의 착시

사람들은 여전히 은행에 맡긴 돈이 가까운 누군가에게 빌려질 거라고 상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 돈은 전 세계를 떠도는 투자금이 되어,
금융 네트워크와 알고리즘의 흐름 속으로 사라집니다.

금융은 점점 더 실물 경제와 분리되고 있습니다.
→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구조는, 이해 불가능한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2-3. 위기의 구조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내부적으로 위기를 생산한다고 봤습니다.
신용에 의존한 경제는, 신용이 멈추는 순간 마비됩니다.
금융 시스템은 과잉생산과 과잉투자의 반복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주기적으로 위기를 재생산합니다.

“모든 위기의 근본 원인은, 사회의 필요를 초과한 팽창에 있다.”

3. 케인스 – 금융은 심리로 작동한다

3-1. 주식시장은 미인대회다

케인스는 시장이 합리적인 가치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주식시장을 ‘미인대회’에 비유하며, 사람들은
가장 아름다운 얼굴을 고르기보다,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할 얼굴을 고른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가장 아름다운 얼굴이 아니라,
사람들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할 얼굴에 투표한다.”

→ 시장은 ‘가치’가 아닌 ‘예상’과 ‘군중심리’로 움직입니다.
→ 금융은 정보보다 집단 심리와 타인의 눈치를 보는 판단으로 돌아갑니다.

3-2. 정부 개입의 필요성

케인스는 시장이 항상 균형을 이루는 것이 아니며,
불안정성과 심리적 과열로 인해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 금리 조절
  • 공공 투자
  • 소비 진작 정책

금융은 자율보다 조율이 필요한 시스템이라는 것이 케인스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4. 오늘날 금융 지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4-1. 지식 생산의 피라미드

오늘날 영향력 있는 금융지식은 일부 학자와 일부 기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하버드, MIT, 시카고대 같은 미국의 상위 대학들이 대부분의 학술지, 논문, 수상 내역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 논문을 쓰고,
  • 서로 인용하고,
  • 상(노벨상)을 주고,
  • 다시 그 사람이 학술지의 편집장을 맡습니다.

지식은 순환되고, 영향력은 집중됩니다.

4-2. 미국 중심의 사고방식이 세계 표준이 되다

오늘날 아시아, 유럽, 남미에서도 금융 논문이 나오고 있지만
영향력은 여전히 미국 중심의 이론과 학파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 결국, 미국식 금융 모델이 글로벌 표준처럼 작동하는 상황입니다.
→ 금융 이론은 중립이 아니라, 권력 구조를 반영한 지식 체계입니다.

5. 우리는 금융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금융을 단순히 ‘돈을 벌고 불리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구조의 절반도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 스미스금융의 본질은 신뢰라고 말했습니다.
  • 마르크스그 신뢰가 허상일 수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 케인스시장이 합리적이지 않으며, 심리와 감정에 휘둘린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의 분석을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게 됩니다:

  • 1. 금융은 실물보다 심리와 기대에 기반한다.
  • 2. 시장은 합리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 3. 금융 지식과 이론은 일부에 집중되어 있다.
  • 4. 금융은 돈의 흐름이 아닌, 신뢰와 권력, 그리고 그것을 믿는 믿음의 시스템이다.

→ 금융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만들어낸 집단적 상상과 심리, 시스템 위에서 작동하는 사회적 구조입니다.

지금 우리는 금융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 구조를 그저 따라가고 있는 것일까요?